"하나에 삼천원이에요. 우선 이렇게 쓰다가 더러워지면 위에 커버만 바꿔서 사용하려고요"
에코마트에서 핑크색 체크무니 방석을 6개 사가지고 온날 내 카트의 물건을 아무말 없이 만지작 거리면서 계속 이리쳐다 보는 아주머니를 보며 저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 이렇게 대놓고 처음보는 아주머니에게 오래된 친구처럼 쇼핑한 물건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순간 참 나도 편해졌구나,,, 나도 아줌마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사실, 이런 광경은 정말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지요. 
쇼핑하는 카트 물건에 아주머니들은 이렇게 저렇게 마치 자신의 장바구니인냥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예전에 천연 바디샤워와 비누를 촬영하기 위해서 소품으로 좀더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 나는 '해면(겨자색 쭈글쭈글 스폰지 같이 생긴 바디 스폰지)'을 살때 였습니다. 
갑자기 옆에 있던 한 아주머니가 " 에이 이거 중간에 구멍나서 그 속으로 때가 끼면 잘 빠지지도 않고 위생적이지 못해,,,, 극세사가 최고야. 이거 사지말고 오션타올(극세사 때타올) 사!" 이러면서 저에게 따끔하게 이야기 하시지 뭡니까... 
물론 그때는 좀 심하다 싶기도 했고, 이유도 모르면서 너무 오버하시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너무 웃기기도 하고 정많고 재밌는 우리 엄마 같은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요즘은 제가 그 아주머니의 경향이 되어가나 봅니다.
이상하게 마트하면서 자꾸 새로운 친구들을 만듭니다.
그것도 처음보는 아주머니들과 함께요
파티플래너로 일하다 보면 제일 많이 하는게 백화점이나 마트 쇼핑입니다. 가끔가다가 재래 시장도 가긴 합니다만 그래도 파티의 음식은 대부분 한식보다는 서양식이 많아 마트를 많이 가는 편이지요.
그럴때마다 한국의 힘을 자랑하는 아줌마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카트에 가득히 쌓아놓은 여러가지 이국적 소스와 향신료 그리고 고기, 야채, 과일 등등 이색적인 재료들이 그녀들의 이목을 끌때는 그녀들이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호기심의 어린 눈초리를 보면 어떻게라도 말씀을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한번은 파스타 소스 부분에서 한참동안 고민하고 있는 어떤 언니에게 " 제가 먹어보니까, 이 브랜드가 토마토도 가장 많이 들어가있고 진해서 좋더라고요" 하면서 먼저 말을 걸었지 뭡니까..
그러면서 파스타 면까지 추천해주고, 거기에다 마늘을 먼저 볶아서 마늘기름을 만들고 난 후에 쓰라고도 일러주고, 토마토 소스에 생크림을 함께 넣어주면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토마토 크림 파스타가 만들어진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몇몇의 아줌마들이 3명정도 모이더니, 그 제품을 하나씩 사서 돌아가셨습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장을 보는 시간은 생각한 시간 보다 훨씬 길어졌고, 집에가서 해야할일이 산더미처럼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뭔가 대단한 지혜를 나눈 듯한 느낌과 뭔가 인생의 비밀을 나눈 듯한 친밀함.  
아마도 이맛 땜에 한국의 아줌마들이  다른 사람의 장바구니에 관심을 가지나 봅니다.
저 정말 아줌마 맞죠? (아참, 실제로 저는 싱글이랍니다) 

by 파티플래너 엘리 

www.miniparty.co.kr

Posted by 파티플래너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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