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나는 이제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이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휴일날 하릴없이, 밖에 나갔다가 외출을 하기엔 너무 추워 백화점 맨꼭대기층에 가서 책을 읽기로 한것이다. 잘 짜여져 있는 테이블에 앉아, 내리 읽어버린 이 책때문에 사실 2016년의 새로운 모토가 정해졌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물건을 사지 않겠다. 내 주변의 물건들을 하나씩 고민하면서 털어버리겠다"

 
매년마다 나는 의례히 물건을 정리하고 버리는 삶을 반복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물건의 수는 줄어들줄은 모르고 매번마다 똑같은 부피의 물건이 내 삶에 여전히 존재해 있었다.   

어느새 정리벽은 나만의 성격이 되었고, 매번 새롭게 유행하는 수납정리함을 구매하고, 가지런히 예쁘게 수납하는 방법등을 연구하면서 나는 빈틈없이 공간을 활용하는 수납의 달인처럼 매년 1월달을 보냈다.  

이때 함께 하는 책들은 언제나 새로운 정리법을 제공하여 나를 놀라게 했다. 살림꾼들의 정리정돈의 비법, 모던하고 내추럴한 도구들은 내 시선을 끌었고, 그것을 모방하기에 바빴다.

그러다가 어느순간이 계절이 바뀌면 여러가지 물건들이 나를 유혹하고, 이것 정도쯤은 나를 위한 선물이야. 이것 정도는 나를 위해 투자해야지 하는 핑계로 또다시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책이 이전의 다른 정리책들과 다른점은 무엇일까? 이 책은 '왜 물건을 소비하는가, 고급 브랜드를 가지고 싶어하는가, 그리고 왜 집 꾸미기에 열을 내는가'에 대해 정말 솔직 그 자체에 집중하고,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흘러간다. 이때 현대인들은 서로에게 자신을 어떻게든 드러내고 싶어하고, 포장하고 싶어한다. 이때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 무엇인가? 바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다.
멋진 수트, 시계가 그 남자의 직업, 부의 수준을 알려줄 것이고, 집에 쌓여 있는 수많은 인문학 책들이 지적인 수준을 표현해주고, 수동카메라, 홈씨어터, DVD 데크가 그 남자의 미적수준 및 교양에 대해 설명해주리라 생각하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자본주의 속성이다. 즉,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사게 되는 구조가 아닌,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해 구지 필요하지 않아도 그 욕망때문에 소비하게끔 만드는 그것. 바로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본성인 것이다.  그 물건이 그 모든 욕망을 채워줄 것만 같은 판타지. 그것이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판타지이며, 그것으로 출발한 수많은 마케팅의 방법이 소비를 이끌어내게 한다.  
 
나또한 그런 판타지를 좋아하면서 그것을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명분을 세우며 살았다. 요 근래에 찾아온 환경적, 경제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또한 그동안 살아온 관성에 젖어 이런저런 핑계로 이것 정도는 해줘야지 하는 맘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이사를 가야하는 환경적인 상황에 직면하자, 이 책은 나의 얼굴에 싸다구를 한대 날려줬다.
 
"자, 이 물건들을 모두 짊어지고 어디까지 갈생각이야!!"
 

제2의 인생의 무대 - 나는 무엇을 가지고 갈것인가?
 
파티플래너로서의 삶은 그야말로 물건, 소비와 찰떡궁합이다. 남들에게는 필요없거나, 조금은 과하고  사치스러울 수 있는 물건이, 나에게는 '파티' 스타일링에 필요하다는 핑계, 파티푸드를 세팅하면 얼마나 맛있게 보이겠는가 하는 핑계로 마치 꼭 필요한 물건으로 둔갑하기 일쑤였다. 그러니 더더욱 물건과 친해질 수 밖에 없는 명분은 만들어내기 충분했다.

그러면서 매번 물건이 쌓여갔다. 이것은 사업의 투자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명분이다!)

물론 이쪽 사람들은 안다. 이 판에서 유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물건을 살때는 그때 가장멋진 아이템이었지만 어느새 촌스럽고, 뭔가 올드한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일이다.  (물론 다른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나의 눈에는 벌써 그렇게 보였다) 그래서 또 새로운 스타일의 물건을 구입하고, 또 눈이 높아져 점점 명품스타일의 뭔가를 갖고 싶어하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 파티플래너로서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맨처음 미니파티를 시작할때의 나의 생각은 사람들 사이에 작고 친화적인 파티를 즐기고, 큰 호텔이나 예식장, 돌잔치 업체가 할 수 없는 편하고 작은 파티를 대중들이 즐기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베이비샤워, 브라이덜샤워, 키즈파티, 집들이등 작고 다양한 파티 스타일을 제안하고,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몇년을 지내다 보니, 미니파티 나름의 관성이 생기고, 이렇게 저렇게 물건에 치여, 흔한 스타일의 돌잔치 업체나, 예식장 코너처럼, 그 물건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움직이기도 힘든 규모의 뚱뚱한 케이터링업체가 되어 있지는 않은가 생각한다.
심지어 나중에는 예식장, 돌잔치 업체를 생각하기도 했었다. 손님들이 찾아오는 그런 공간으로 투자를 할까도 했던것이다.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 미니멀리스트
 
맨처음 케이터링 업체로서 시작했을때를 생각해본다. 미니파티는 그야말로 작은 파티에  스타일링, 케이터링, 엔터테이닝이 모두 녹아져 있는게 가장 큰 강점이었다.

소규모의 작은 아파트에서도 할 수 있는 파티로 준비했기때문에 최대한 짐을 줄여야만 했으며, 거기다가 빠른 시간안에 세팅 및 철수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어야 했다. 작은 집 이사규모 사이즈였던 파티페이버는 경차에 넣어도 될 정도로 세팅되었다.

이젠, 미니파티의 파티는 7인승 차에도 다 들어가기가 힘들다. 스탭인원도 최소3인 이상이다. 파티플래너로서 고객에게 이런 저런 제안도 한다. 초반에는 10인정도의 규모에서 이젠 최소 25명 이상의 규모를 요구한다.

내가 이렇게 변한것인가? 아니면 물건들이 나를 이렇게 이끌어가는 것인가? 나는 사실 잘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고객들에게 나에겐 이런 소품, 이런 트렌디한 상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객들에게 멋진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그릇에 이렇게 멋진 메뉴를 내놓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미니파티를 드러내고 싶어했다. 바로 그 물건들로 내가 그런 미니파티의 트렌디한 파티플래너라는 것을 은근히 어필하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미니파티가 소중히 해야할 것은 바로 고객의 기쁨과 파티 주인공의 즐거움인데, 어느새 나는 그것을 망각하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내가 지금부터 가장 고민해야 할것은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파티의 주인공들이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물건들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한다.
 
누구나 내 인생의 즐거움을 함께 즐기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것이 진정한 파티의 의미이기도 하고 목적이다. 
그것을 비난할 사람이 있을까?
진정한 파티는 바로 그 소중함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파티플래너로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나의 인생의 차분히 뚝뚝 푯말을 세운다  "공사중"

by 파티플래너 엘리

www.miniparty.co.kr

 
Posted by 파티플래너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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